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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9)과 연결(;), 구름창작소가 이름에 담은 것

sunny  •  2026. 10. 03  •  3분 읽기

로고 하나를 정하는 데도 오래 걸리는 브랜드가 있습니다. 구름창작소는 그중 하나였습니다. 숫자 9와 세미콜론(;) — 얼핏 보면 특별할 것 없는 두 기호를 브랜드의 중심에 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구름창작소는 2026년 4월에 출판사 신고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책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출판업은 일반적인 사업자등록을 하기 전에 관할 지자체에 신고를 거쳐 출판사 신고확인증을 발급받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특히 기존 출판사와 이름이 중복되지 않아야 신청할 수 있습니다. 구름창작소라는 이름만 정하는 시간이 3주가 걸렸습니다. 대표님이 좋아하는 단어들을 조합해 검색해 보면 이미 같은 이름으로 등록된 출판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구름'이 들어간 출판사는 더러 있었지만, '창작소'가 붙은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무사히 신고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출판사 신고확인증과 구름창작소 로고가 보이는 사진

9는 완성을 뜻합니다. 열 손가락 중 하나가 모자란 아홉이 아니라, 원을 한 바퀴 돌아 다시 시작점 앞에 선 숫자로서의 완성입니다. 세미콜론은 문장이 끝나지 않고 다음 문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의 문장부호입니다. 마침표를 찍을 수도 있었던 자리에서, 쉼표보다는 조금 더 단단하게, 그러나 완전히 닫지는 않은 채로 다음을 잇습니다.

이 두 기호를 나란히 놓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성장은 어느 한 지점에서 완성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완성처럼 느껴지는 순간에도 다음 문장으로 이어진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완성(9)과 연결(;)이라는 조합은 그래서 로고를 넘어, 구름창작소가 책을 만드는 방식 자체에 가깝습니다.


이름을 정하는 데에는 3주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출판사 이름이 결정된 후 로고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어떤 책을 만드는 출판사가 되고 싶은가'에 대한 지향점이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구름처럼 가볍게 읽기 시작해 오래도록 마음에 머무는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구름의 소문자 'g'로 볼 수도 있지만, 숫자 9 옆에 세미콜론(;)을 나란히 두어, 이어지는 생각과 글을 표현했습니다. 책을 덮은 후에도 독자의 삶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책을 만드는 곳이 되겠다는 의미를 담았습니다.

자주 묻는 것들

왜 화살표나 순서도가 아니라 두 기호를 나란히 두셨나요?

성장과 쉼, 완성과 연결을 순서가 있는 단계로 두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나가 끝나야 다음이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에 화살표 대신 나란한 배치를 택했습니다.

이 상징은 「오늘의 나에게」와 어떻게 연결되나요?

저널의 한 주 한 주가 그 자체로 작은 완성이면서, 동시에 다음 주로 이어지는 연결이라는 점에서 같은 원리를 따릅니다. 매주의 질문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52주 전체로 이어지는 구조도 여기에서 나왔습니다.

이름과 로고를 정하는 회의는 며칠이면 끝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름창작소는 그 시간을 들여, 마침표 대신 세미콜론을 선택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매일, 어느 문장 끝에서 마침표를 찍을지 세미콜론을 찍을지를 스스로 정하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글 •  sunny

글 • sunny

읽고 쓰며 종이를 매만지는 일로 계절을 건너왔다. 앞에 나서는 일에는 영 서툴고, 뒤편에서 묵묵히 문장을 고치고 활자를 갈무리하는 일에 안도하는 사람.
구름창작소에 모인 사람 중 하나로 책이라는 고집스러운 물성을 좋아한다. 그래서 오늘도 문장을 다듬고 책을 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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